"지구를 철거합니다"
슝 퍽 퍼벙
주인공 아서 덴트의 집이 철거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법에 따라 고지한대로 철거하겠다고 나서는 불도저 앞에 주인공은 배를 깔고 눕는다. "집을 부수려면 나를 밟고 지나가라!!" ... 밟고 지나가진 않지만 집은 부서지고 주인은 쫓겨난다.
곧이어 외계로부터 고지가 온다. 초은하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은하법에 따라 지구를 철거하겠다는 외계인 대장의 등장. 지구인들은 배를 깔고 눕기도 전에 한순간에 증발해버린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에 따랐는지에 책임 소재를 둔다. 절차적 당위를 갖고 있다면 책임을 따질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절차적 당위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누군가의 집을 한순간에 밀어버리는 것이, 60억 인구의 지구를 한순간에 증발시키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Be skeptical.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의심해야한다. 과정에 대한 책임이 아닌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그 유명한 아이히만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책임이 없었다.
*뱀발1: 그나저나, 저 언니 썸머 아냐?
*뱀발2: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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