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images: Anh Dinh, Emma Gawen, and Andrew Moore.
고흐가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A Neural Algorithm of Artistic Style>은 고흐의 색감과 붓 터치를 알고리듬화 해서 사진을 변환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이다. 이를 이용해서 샌프란시스코와 난징, 요하네스버그가 고흐의 그림처럼 변했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그의 그림을 되살리는 것만으로 만족하게 될까? 언젠가는 그의 다른 그림과 편지, 혹은 생각까지도 복제해내고 싶지 않을까? 그게 이루어지는 날 고흐가 되살아났다고 할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는 나처럼 생각하는 패턴을 가진 유기적인 집합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처럼 생각하는 정보 프로그램이 나타난다면 나의 존재는 위협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쓴 글들은 블로그에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이 문체와 어휘들을 사용하는 프로그램 정도는 곧 만들 수 있겠지. 나의 선호와 선택의 패턴들은 알게 모르게 네트워크에 데이터로 남는다. 내가 자주 가는 곳의 위치정보, 내가 사 먹은 결제정보, 인터넷 구매목록들을 모아서 나를 복제하는 날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그럼 나의 영혼이 복제된 걸까?
생명공학 연구도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오래 걸릴 거로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인체를 만들어 낼 수 있겠지.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인체 합성처럼. 만들어진 육체에 복제된 나의 영혼을 불어넣으면 인간을 만들 수 있는 걸까. 죽은 사람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구할 수 있을까? 새 육신을 입고 새로운 세상에서 부활한다는 게 혹시. 설마.
겨우 모방한 고흐의 그림에서 시작한 것치고 너무 멀리까지 생각해봤다. 고흐의 그림이 주는 영감은 그가 죽고 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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