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는다. 늙은 살쾡이 형님의 승부욕이 빛나는 에피소드다.

항상 완벽한 유재석과 하고 싶은 것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정준하 사이에 있다.

 '나도 어디서 꿀리지 않오'를 외치며 호기롭게 나서지만 맘처럼 쉽지 않다.

속도는 나지 않고 코너는 갈팡질팡한다.

친구들은 놀리고 선생님은 놀란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하고싶은 것을 부끄럽다며, 못한다며 손사래 치지 않는다.

피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찾아나선다.

안된다는 코치를 잡아끌며라도 하고싶은 것을 한다.

 

 

 

 

"우리는 누구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내가 누구인지 안다는 것은 죽음이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지 안다면,

어떻게 살 것인지에 답할 수 있다.

 

 

 

 

 

 

정준하 타인의 삶.

 

넥센의 이숭용 선수와 바꾼 하루, 야구선수를 꿈꾸었다는 바보형의 이야기를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게 되었다. 어릴적 꿈에는 묘한 향수가 있고 추억이 깃든다. 별거일 수도 별거 아닐 수도 있는 꿈, 그것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못하든 그 꿈 자체가 불러오는 기억들은 단순한 직업이나 동경만이 아닐 것이다. 그것을 매개로 줄줄이 딸려올라오는 어릴적 친구들, 그때 그 동네, 그때의 장난 같은 생활들이 함께 머리를 휘저어간다.

 

대타로나마 타석에 서본 바보형에게, 그 시간은 너무 짧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렇더라도 그 꿈을 한번 이루어본 그의 하루는 정말 꿈 같았을 것 같다. 2s 3b 풀카운트였던 타석을 스윙으로 마무리하고 내려온 그의 표정은 모든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나는 한바탕 꿈을 꾼게 아닐까' 아쉬움. 행복. 애뜻함이 묘하게 버무려진 얼굴은 우습지만, 정겹다.

 

나의 가족들, 친구들, 나이에 관계 없이 그들 모두도 어린 꿈을 추억하고 있겠지. 오늘은 그 추억들을 물어보아야겠다. 그 이야기 안에서,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그들의 어린 시절을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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