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이후로 푸른 색이 좋다.

 

푸른색이 말하는 정직함, 신뢰. 안정감도 좋고

그 냉정함과 우울함마저 조으다.

 

 

 

 

 

이전 편에 동대문, 여우야 뭐하니, 한발뛰기, 지우개 따먹기에 이어서 딱지치기, 오징어, 다방구 같은 어린 게임을 진행하는 편, 준하네 꽁트나 생일상 같은 얘기도 있었지만 명수를 위한 게임 이야기가 역시 재밌다. 어렸을 적에 게임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은 팽이치기, 딱지치기, 경찰과 도둑 이런 것들이다. 딱지 들고 나갔는데 팽이 치고있으면 다시 팽이들고 나오던 시절. 핸드폰이 없으니 뭐 어쩔 수 없지.

 

다방구가 끝나고 어둠이 깔린 후에는 땅따먹기를 하다가 저녁먹으라는 엄마 목소리(목소리는 한사람이다?)에 멤버들이 하나하나 돌아가고 결국 명수 혼자 남는 장면이 나온다. 혼자 땅욕심 부리다가 결국 땅을 그리던 돌멩이를 내팽겨치고 전봇대 앞에 쭈그려 앉는 명수, "넌 가지마 진짜"라는 말이 왜이리 짠한지. BGM으로 깔리는 '엄마가 섬그늘에'는 슬프다.

 

엄마가 불러서 들어가기보다는, 날이 어두워지고 춥고 놀다 지쳐서 들어가는 날이 많았다. 늦게 들어온다고 혼나기도 했던 것 같다. 요즘 애들도 해질때까지 밖에서 놀고 그러려나. 요즘은 PC방도 많고, 학원도 가야하고 바쁘니까, 시시한 놀이들은 안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아이들은 쓸쓸할 것 같다. 혼자 남은 명수처럼,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단순한 몇 가지의 법칙이 전체를 이루는

고전 과학자들이 원하던 질서의 세계.

 

그러나,

우연인지 신의 의지인지 모를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르는 실재.

 

실재를 반박하고 싶었던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여전히 살지도 죽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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